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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이었던 박수근 화백의 작품 전시회 - '한가한 봄날, 고향으로 돌아온 아기 업은 소녀' 전시관


방문일시 : 20년 7월 24일 오후. 언제나 그렇듯이 보호자와 함께 

주소 :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정림리 131-1) 전화 : 033-480-7226

관람시간 : 09:00부터 18:00까지.  휴무일은 매주 월요일. 관람요금 : 성인 기준 3,000원.

넓은 공간과 멋진 풍경 그리고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마음껏 눈에 담을 수 있는 곳


강원도 양구 가볼만한곳 / 박수근 미술관 / 이건희 회장의 기증 /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저희 집에서 정말 멀고도 먼곳... 강원도 양구군을 찾았습니다.

처음 가본 양구군은 생각보다 멋진 곳이더군요. 제가 이곳을 방문한 시기가 7월이었으니 한창 더위가 시작될 때였답니다.

그런데 이걸 겨울을 앞두고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다니...(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블로그도 조금은 시들해지기도 합니다. ㅎㅎ)

아무튼 이곳 양구군립 박수근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박수근미술관 주차장

박수근 화백을 생각하면 전시관도 아주 크고 멋들어질 것이라 상상이 되지만 솔직히 지역이 강원도 양구군이라서 그냥 조그마하고 작은 아담한 공간에 작품 몇 개를 전시하고 있겠거니... 하는 상상을 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넓은 부지와 주차장, 건물의 규모를 보니 양구군이 정말 멋진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되더군요.

 

박수근 미술관 전경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전시관으로 가는 길입니다. 돌을 하나하나 쌓아서 만든 산성이나 성곽인줄 알았습니다.

켜켜이 쌓인 돌들을 따라 담쟁이 덩쿨이 올라가 있는 걸 보면 전시관도 꽤나 역사가 있는 듯합니다.

이곳 박수근 미술관이 개관한 해가 2002년이니 벌써 20여년 전이네요. 

 

박수근 미술관 안내도

입구에 있는 박수근 박물관의 대략적인 안내도입니다.

박수근 기념전시관부터 파빌리온 그리고 현대미술관, 창작 스튜디오, 어린이 미술관 등 여러 전시공간들이 있답니다.

그중에서 박수근 기념전시관에서는 올해 5월 6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가한 봄날-고향으로 돌아온 아기 업은 소녀'의 전시회가 열립니다.

이젠 고인이 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이었던 박수근 화백의 그림들을 직관할수있는 귀한 기회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미술품 중 2만여점이 넘는 작품들을 국립기념관에 기증하고 그 외에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박수근 미술관, 제주도의 이중섭미술관 등에도 100여 점이 넘는 작품들을 기증을 했었지요.

물론 기증을 하게 된 사연은 복잡미묘한 사연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귀한 작품들을 수집하고, 그리고 사후에 기증을 하게 된 결과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라는 작품이지요. 전시관으로 향하는 길목에 사진으로 전시되어있었고요.

작품 아래 설명문이 인상 깊어서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일전에 어머님 점심을 가지고 빨래터에 갔을 때, 빨래하고 있는 당신을 본 후 아내로 맞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파렛트 밖에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승락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을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박수근 화백이 부인인 김복순 여사에게 보낸 편지의 글귀라고 합니다.

저 빨래터라는 작품이 2007년 서울 경매에서 무려 45억 2천만원에 낙찰되어서 당시 국내 최고가를 기록했었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그림값이 비싼 화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었지요.

물론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린 화가, 독학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죽은 다음에 유명해져 국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 국민화가, 민족 화가, 민중화가, 서민화가 등등의 그를 수식하는 타이틀은 많고도 많습니다. 

 

박수근미술관 입구

그 그림이 이렇게 전시관으로 향하는 길가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나무도 울창하고 깨끗하게 정비된 길을 따라서 전시관으로 이동을 합니다.

도시속의 정말 크고 넓은 전시공간 보다가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흙을 밟을 수 있는 공간이 아주 좋더군요. 

 

박수근미술관 출입구

박수근 미술관의 출입구입니다. 그냥 돌을 쌓아놓은 산성이나 성곽인줄 알았던 건물 내부로 들어가 봅니다.

5월부터 전시를 하고 있어서인지 토요일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관람객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정말 조용하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박수근 미술관 안내데스크

출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는 안내데스크입니다. 이곳에서 전시회의 입장권을 구입한답니다.

입장권의 가격은 이번 박수근화백의 전시회는 성인 1인당 3,000원이었습니다.

단돈 3천 원으로 몇억이 넘는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마음껏 눈 속에 담을 수 있는 기회.

이런 전시회를 주관하는 강원도 양구군의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러웠습니다. ㅎㅎ 물론 박수근 화백의 고향이 양구군이라서 였기도 하지만요. 

 

박수근 미술관 실내

안내데스크 바로 앞의 비디오를 시청하는 공간의 뒷배경으로 넓은 통유리창으로 바라보는 전경이 너무나 이쁘더군요.

이런 정원과 이런 통유리창이 있는 집을 짓고 싶어지더군요.

 

박수근 미술관 복도

간단히 비디오영상을 관람하고 이제 전시실로 향합니다.

전시실로 향하는 길목에서 양옆으로 적혀있는 박수근 화백의 연보를 보면서 조금은 놀랐습니다.

1914년에 출생해서 1965년에 간 응혈증이 악화되어 사망했다고 합니다. 우리 나이로 만 51세 정말 한창 활발한 활동을 할 시기의 나이....

하지만 일상의 과음이 계속되면서 신장과 간이 나빠졌었고, 그로 인해서 왼쪽 눈에 백내장이 발병해서 나중엔 시신경을 잘라내 실명하고 말았으며 이후 짙은 안경을 착용하고 한쪽 눈으로만 그림을 그려야 했다는... 

1965년에 접어들어 간경화와 응혈증이 악화되어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다 1965년 4월 6일 새벽 1시경 "천당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생을 마쳤다고 합니다. ㅠ.ㅠ

 

박수근 화백의 아기보는소녀

전시된 그의 작품 중 딱 이것한장 카메라로 담아보았습니다.

전시관내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해 달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선뜻 촬영하기가 망설여졌지만 카메라의 후렛쉬를 터트리지 않고 조용히 제일 눈에 익은 이 사진 한 장만 촬영했습니다. 사실 후렛쉬를 터트리지 않고 촬영하는 사진은 작품에 영향이 없을 듯한데 그래도 촬영을 금해 달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박수근 화백의 '아기보는 소녀'.. 유화작품도 있지만 유화는 정말 만에 하나라도 작품에 손상이라도 갈까 봐 촬영은 못했답니다. 

이러한 1호크기(엽서의 약 2배 크기의 가로 22.7cm, 세로 15.8cm)의 호당 가격이 2013년에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무려 2억 9917만 원으로 가장 가격이 높았던 화가입니다.  

 

박수근 미술관 전시

혼자만의 생각이긴 하지만 사실 '아기업은 소녀'의 연필로 그린 그림은 저도 그릴 수 있을 듯 자신만만해서 무슨 그림이 이렇게 비싸?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우린 그림 자체만을 보기 보다가는 그 사람의 인생을 보는 것이잖아요.

박수근 화백의 말처럼 "예술은 고양이 눈빛처럼 쉽사리 변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 깊게 한 세계를 깊이 파고드는 것"이듯이 그림이라는 한길 만을 올곧이 걸어온 인생을.... 

이 외에도 전시된 작품은 많았습니다.

여러작품들 중 아기업은 소녀의 유화, 군상, 나무와 두 여인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작품들의 바로 아래에는 기증자 '이건희'라고 쓰여 있더군요. 

 

박수근 화백상

전시관 내를 관람하고 나오면 이렇게 박수근 화백의 동상이 실물크기로 전시되어있었답니다.

조금은 넓은 이마와 둥둥 걷어붙인 팔소매 그리고 고무신을 신고 있는 모습에서 가장 서민적인 화가라는 말이 새삼 느껴집니다.

그리고 박수근 파빌리온 과 그 외의 전시관으로 이동을 합니다.

 

박수근 미술관 풍경

박수근 전시관을 나와서 뒷편으로 이동하는 중,

전시관의 전체적인 풍경을 사진으로 한 장 담고 뒤를 돌아보니 바로 이 위치에서 박수근 산소로 가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약간은 가팔라 보이는 산길이라서 처음엔 좀 망설였지만 그래도 우린 블로거잖아요. 가봐야겠죠? ㅎㅎ

 

박수근 화백의 산소 가는길

산길로가는 길을 포기한 보호자는 먼저 내려가서 다른 길로 가기로 하고 저 혼자 산길을 오릅니다.

정말 야트막한 마을 뒤편의 동산 같은 높이였지만 7월의 뜨거운 햇살 아래 오르막은 조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보호자가 다른 전시관에 입장하기 전 혼자서 산소까지 다녀오려면 서둘러야 했습니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했습니다. 

 

박수근 화백의 묘비명

"우리의 화가 박수근 선생과 그의 아내 김복순 여사가 여기 고이 잠들어 계시다"

처음엔 이곳이 산소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봉분도 보이지 않고 비석만 덩그러니 자리 잡고 있더군요.

그래도 이곳이 박수근 화백의 산소인 줄 알고는 초라한 모습에 약간의 실망감을 안고 사진으로 한 장 담고 반대편의 내리막으로 내려오는 길에...

 

박수근 화백의 산소이정표

내리막 네거리의 갈림길에서 이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이 이정표를 보지 못했더라면 위의 비석이 산소인줄 알고 그냥 내려올 뻔했습니다.

30m 정도를 더 가야 산소가 있다고 표시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고개를 들어 반대편을 바라보니....

 

박수근화백의 산소가는 길

조금 더 오르막을 올려다보니 봉분처럼 보이는 것이 보입니다. 아.. 큰일날뻔 했습니다.

이곳까지 오르막을 올라와서 엉뚱한 것만 보고 내려갈 뻔했더라는... 야트막한 돌계단을 다시 올라갑니다. 

 

박수근 화백의 산소

이곳입니다. 박수근 화백의 산소.

비석에는 화백 박수근, 전도사 김복순 지묘라고 쓰여져있고, 아래에는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는 마태복음 25장 21절의 성경구절이 쓰여 있었습니다. 그 옆으로 박수근 화백의 대표작인 '아기 보는 소녀'의 그림이 새겨진 비석이 같이 있었고요... 이걸 보면서 박수근 화백의 부인이 전도사였구나... 하는 걸 처음 알았네요. 전도사님의 남편이 왜 그리 술을 드셔서 일찍 생을 마감하셨는지... 더 오래 작품 활동을 하시지 않고....ㅠ.ㅠ

살아있을 땐 평생 화단의 변두리에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51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화가 박수근.

그의 유해는 원래 경기도 포천군 소홀면 동신교회 묘지에 묻혔다가 2004년 4월 15일 이곳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으로 옮겨져 영원히 잠들어있다고 합니다. 

 

박수근 미술관 풍경

박수근 화백의 산소를 둘러보고 내려왔더니 보호자가 보이질 않습니다.

이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혼자서 여기저기를 쫓아다니면서 보호자를 겨우 만나서 나머지 공간을 관람합니다. 

 

 

박수근 파빌리온

박수근 파빌리온과 박수근 미술관 내 현대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 어린이 미술관 등등... 넓은 공간에 많은 문화공간이 위치해 있습니다.

지방 중소도시의 군지역에서 이만한 시설은 아마도 찾아보기 힘들듯 했습니다. 

 

박수근 미술관 내 현대미술관

마지막으로 박수근 미술관 내 현대미술관에서 여태 간간히 보던 작품과는 사뭇 다른 작품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제5회 박수근 미술상을 수상한 임동식이라는 분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현대미술관 전시작품

사뭇 다른 작품이란 이렇게 삼면이 통유리창으로 개방되어있는 공간에 여덟 폭의 그림...

친구가 권유한 검바위 고목이란 제목의 그림들입니다.  고목 한 그루를 여러 방향에서 보이는 그대로 화폭에 옮겨놓았더군요. 

 

현대미술관 전시작품

위의 그림과 이 그림 두 개의 그림... 아니 그림은 12개의 그림이지만 작품으로 따지면 2개의 작품..

전시되어있는 공간도 삼면이 개방된 통유리창이라서 그리고 작품의 규모나 생각지 못한 의도로 그려진 작품을 보니 멋진 공간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현대미술관의 전경

강원도 양구군에 가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정말 금액으로는 환산 못할 정도의 멋진 박수근의 작품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날 하루 정말 강원도 양구군의 문화시책이 부러워지는 하루였습니다.

더 많은 사진과 글들을 올리고 싶긴 하지만 이놈의 독수리타법은 늘지를 않습니다. ㅠ.ㅠ

 

언제나 그렇듯이 이 포스팅은 아무런 대가를 제공받지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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