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에서 저녁을 먹고 밤바닷가를 보호자랑 둘이서 손을 잡고 한참을 거닐고 나서
다시 군산으로 나와서 자그마한 호텔에서 1박을 했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은 호텔인근의 분위기좋은 카페에서 보호자와 1잔..
암튼 1박을하고 다음날 바로 아침일찍 찾아간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아주 오래전 어딘가에서 봤던 이 사진 한장이 저희부부를 이곳으로 이끌었습니다.
정말 이런곳이 있을까?하는 의구심... 정말 철길바로옆에 저렇게 현관이달린 집이 있을까?
아니 집보다 정말 저런 건물사이로 생긴 철길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전북 군산시 경암동 539-4
저희 부부가 묵었던 호텔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답니다.
진작에 알았다면 걸어서 갔을텐데 자동차에 올라서 출발하면서 네비를 검색하니 걸어가도 될 거리더라는...
이렇게 아무런 계획없이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움직입니다.
아... 물론 대략적으로 가봐야 할곳들은 미리 계획을 세우긴 하지만요... ㅋㅋ
제대로 찾아온듯 합니다. 벽화가 사진에서 본것이랑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넓은 도로변이더군요.
시골길일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4차선 도로 바로 옆이라서 조금은 놀랐습니다. ㅎㅎ
주차를 한곳은 그냥 주변 도로변이었습니다. 아침이른 시간이라서 한적했거든요.
바로 뒷편으로는 높은 아파트가 있고, 반대편 도로건너로는 군산 이마트도 있답니다. 아무튼 이 1층건물들 뒤로....
정말 이렇게 철길이 놓여진 철도가 있습니다. 철길 바로옆으로는 추억을 소환할 군것질거리를 판매하는 상점이 즐비하구요.
철길 한가운데 이렇게 서있어도 위험하다고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ㅋ
반대쪽의 철길입니다. 이제 이곳을 차례차례 둘러봅니다.
이곳은 신문용지를 제작하던 페이퍼코리아라는 회사가 제품과 원료를 실어나르기위해서 만든 총 길이 2.5km의 철길입니다.
5~10량의 화물열차가 오전 8시30분에서 9시30분. 그리고 10시 30분~12시 사이에 이 마을을 지나갔으며,
기차가 지날때는 역무원 세명이 기차앞에 타서 호루라기를 불고, 소리를 쳐서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으며,
시속 10킬로미터정도로 느리게 운행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08년 7월 1일 통행을 완전히 멈춘 후 여러 영화와 사진가들의 출사지로 유명해진곳입니다.
정말 이런거본지 얼마만인지... 제가 어릴때는 불량식품이라고 어머니께서 이런거 사먹지 말라고 하셨는데...
추억의 쫀디기. 이런게 참 신기하게도 맛은 또 좋다는...ㅋㅋ
요즘은 달고나라고 불리우는 제가 어릴적 심취했던 뽑기.
동네놀이터의 한켠에서 연탄불위에 작지만 단단한 국자위에 설탕을 녹인다음 소다가루를 살짝 첨가하면 신기하게 부풀어오르던..
그리고 단단한 철판위에서 꾹 찍어서 이렇게 모양을 내어서 아이들에게 판매를 했던..
그리고 저 모양을 그대로 오려서 가져가면 아저씨께서 하나씩 더 만들어주셨던...
그 하나를 더 얻기위해서 옷핀에 살짝 침을 묻혀서 모양대로 오려낼려고 무단히도 애쓰던 시절..
그리고 모양대로 오려내서 아저씨에게 들고가다가 떨어뜨렸던 기억...ㅋㅋ
지금은 이렇게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놀이감은 제게는 아주 익숙하지만 귀한집에서 곱게자란 제 보호자는 이런거 잘 모른다는...ㅋㅋ
그리고 예전의 유명한 불량식품 또 하나. 아폴로... 가느다란 빨대안에 오직 단맛뿐이던 젤리같은 것이 들어있다는...
그래서 어머니가 사먹지말라고 정말 많이 꾸중을 하셨던...ㅋㅋ
하지만 싼가격에 오래빨아먹을수 있어서 참 많이 사먹었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제 보호자가 좋아했던 종이인형. 저도 이거 잘 압니다. 집안이 남자뿐인 3형제이긴 하지만 익숙합니다.
종이를 그림대로 오려서 소녀의 인형위에 여러가지 옷을 예쁘게 입히면서 해맑은 웃음을 짓던 친구들...
요즘은 그 종이인형이 실제인형으로 바뀌고, 종이옷은 부드러운 옷감으로 만든 예쁜옷을 입히는 시대이긴 하지만
지나간 추억은 항상 아름답더군요.
그리고 그때당시 어느집에나 있었을법한 못난이인형..
저희집에도 있었답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교복대여점이 있습니다. 저랑 보호자는 교복도 입어본 세대입니다. 그리고 저기 보이는 교련복.
지금은 사라진 교련수업.. 그리고 아무곳이나 걸터앉아도 부담없던 교련복.
이상하게 군복이나 교련복같은 종류는 막 튼튼해보이고 잘 더렵혀지지 않을거라는 생각...
보호자가 제게 교복을 입고 사진한장찍자고 했었는데 제가 그 명령은 들어주질 못했습니다.
이상하게 여자사람은 그런 분위길 좋아하는 듯 했지만, 저는 뭐 별로...
아마도 왼쪽의 책가방을 들고 벌을 서는 벽화의 그림에서 저의 어릴적모습을 봤기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음에 그런 기회가 있다면 꼭 한장 찍어줘야겠습니다. ㅋ
제가 교련복을 입고 다닐때엔 가방안에 교과서는 하나도 넣지않고
가방을 얇고 납작하게 해서 다니면 요즘말로 일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동네의 언어로는 말타기라고 불렸던 말뚝박기의 조형물.
저기 맨앞에 엎드리면 제일 힘들어서 다들 꺼려했었다는...
그리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기라도 하면 그땐 막 성질내면서 자리바꾸기를 시도하는ㅋㅋ
그렇게 옛추억을 되새기며 철길마을의 거의 끝지점. 철길위에 귀를 대고 기차가 어디쯤 오는지 확인하는 아이들의 모습.
제가 막 자랑삼아서 보호자에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어릴때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
겨울철 썰매지팡이를 만들때 커다란 대못을 철길위에 올려놓고 기차가 지나가면 대못이 납작해지는데
그걸 이용해서 썰매의 지팡이를 만들었다는 추억을 자랑삼아 무용담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렇게 한참동안 철길위를 걸어오면서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보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이 지나고 막바지에 다다릅니다.
지금은 이렇게 모형으로만 만날수 있는 경암동 철길마을의 기차.
정말 어린시절 부르던 '기찻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잔다~~'라는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곳.
지금도 가끔씩이라도 기차가 다니는 이벤트라도 한다면 좋으련만...
1950년대 중반까지는 '북선 제지 철도', 1970년대 초까지는 '고려 제지 철도',
그 이후엔 '세대제지선' 혹은 '세풍철도'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세풍그룹이 부도를 맞으면서
현재는 페이퍼 코리아선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지금은 이렇게 건널목과 철길의 형태만 남아있더군요.
군산에 가실기회가 있으시다면 이곳에서 잠시 추억에 잠겨보길 권합니다.
무슨 삐까뻔쩍한 쇼핑몰이나 맛있는 음식점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추억을 소중히 하는 분이시라면 한번 들러보심이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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