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볼만한 곳-김광석거리 :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얼마전 대구를  멀지 않은 곳이기에 다녀온 적이 있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다녀온터라 제 보호자는 동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시간이 나는 틈을 이용해서 말로만 듣던 

대구의 김광석거리...정식명칭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위의 사진은 제가 들어가던 입구의 반대쪽 끝부분이랍니다. 

이런 글씨를 보면 은근히 요즘 배우는 캘리그라피가 생각이 납니다. 

나중에 잘 쓰게되면...그리고 조금의 유명세가 더해지면.... 

저런곳에 일필휘지 할 기회가오지 않을까요? 보시는 분들이 부디 낙서라고 치부하지 않을정도의....

처음 찾아간 곳이라서 카메라를 들고 혼자만의 여유를 부리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했던 터라 김광석의 노래처럼 "여기까지 왔는데..."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벽화거리로 유명한 곳이라서 벽화를 거의 모두 촬영을 했답니다. 

그런데 막상 방금 업로드 할려고 로드뷰를 띄우니 로드뷰에도 다 나오는군요...ㅋㅋ

제가 차를 주차한 후에 출발한 곳입니다. 

사실 뭐 별거있겠나? 하는 생각에 그냥 카메라를 메고 출발을 합니다. ㅎㅎ

언뜻봐도 김광석을 그렸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그가 이곳 대봉동 방천시장의 번개전업사에서 태어나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하니

골목골목마다 묻어있을 그의 숨결을 느껴봅니다. 

"형. 소주 안주로 제일좋은게 뭔줄 알아요?"

"그건 말이에요...김광석의 노래예요. 소주 안주로는 김광석 노래가 최고라고요..."

정말이지 딱 맞는 말을 그림으로 그렸더군요...

하지만 소주 안주보다가는 막걸리 안주가 더 정확한 표현일 듯 싶은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의 노래에선 진한 향토색의 막걸리향이 묻어나는 듯 합니다. 

전봇대와 뒷편의 그림이 잘 어울립니다. 

"말하지못한 내사랑"

제게도 저런 사랑이 있었습니다. 참 그땐 왜 그렇게 말하지 못했는지....

벽 뒤에 교복을 입고 꽃다발 들고있는 저녀석의 등을 확 밀어주고 싶어집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납니다. ㅋㅋ

"내 노래는 허공에 퍼지고, 내 노래는 끝나지만 내맘은 언제나 하나뿐~~"

기타를 들고 왠지 비를 맞고 있는 듯한 우수에 젖은듯한 벽화입니다. 

왜 그렇게 짧은 인생을 살다 가버렸는지....33세....

사랑했을 처와 예쁜 딸을 남겨두고... 

본인 스스로 "부모보다 먼저가는 자식만큼 불효는없다"라고 말하며 오래 살고 싶다고 했던...

라이브공연만 1,000회를 기록하며 꾸준히 소극장을 중심으로 공연하던....

시민작가분들의 작품도 벽화로 그려놓았더군요.. 

이런 웃는 모습을 하고 그가 손님들을 반겨줄 포장마차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랬더라면 먼길이 아니니 자주 찾아갔을텐데.. 마음맞는 형과 동생처럼....

그리고는 어깨동무를 하고 이 길을 같이 걸어 줄 수 있을텐데....

1987년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결성했던 동물원의 노래 "변해가네~"

"느낀 그대로를 말하고, 생각한 그 길로만 움직이며 

그 누가 뭐라해도 돌아보지않으며, 내가 가고픈 그곳으로만 가려했지~~"

얼마전 노벨문학상을 미국의 가수 밥딜런이 수상을 했었듯이..

물론 개인적인 약속이있다는 이유로 수상식에는 참석을 안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하지만...

노벨상위원회에서 밥딜런에게 문학상을 수상한 이유가 그를 "시인"이라고 칭했듯이

김광석의 노래가사를 보면 가수라는 말보다 "음유시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 합니다. 

짧은 생을 살다간 그를 위로라도 하듯이 

벽화는 온통 그의 환하게, 해맑게 웃는 얼굴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치 사진 한장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벽화...

이곳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은 2009년 11명의 작가들이 뭉쳐서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LP판을 형상화한 벽화와 기타를 중간에 놓고 배치된 오케스트라의 벽화입니다. 

왼쪽 사진처럼 LP판과 턴테이블을 한때는 참 사랑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희 집엔 동물원1집이 아직도 LP판으로 책꽃이에 꽂혀있을 겁니다.

그리고 은근한 자랑으로 우리나라 100대 음반의 첫번째로 손 꼽는 들국화의 1집...ㅎㅎ

언젠가는 턴테이블과 진공관오디오를 장만해서 다시 들어보는 것이 작은 소원입니다..

김광석 그의 동상을 실물크기의 등신상인지는 제가 그를 직접 보지 못해서 알지못하지만

조금은 자그마한 체구의 동상입니다. 

이제 그 많은 벽화중에서 그의 모습을 그린 벽화를 구경해 볼까요?

다른 벽화들은 작게 업로드 하지만 그의 얼굴이 나온 사진만은 크게 업로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다시 LP판.. 오른쪽의 push버튼을 누르면 그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김광석 거리에서 그의 음악을 들으며 그를 생각하면서 추억에 잠깁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전에 서울로 이사를 갔다고 하니 

이 골목골목마다 그가 개구장이로 뛰어놀던 작은 발자국들을 생각해 봅니다. 

말 그대로 뛰어났던 싱어송라이터

하모니카를 목에걸고 기타를 튕기며 약간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마음을 울리던 목소리...

벽화의 "사랑했지만"이라는 가사를 찬찬히 읽어봅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어. 자욱하게 내려앉은 먼지 사이로

귓가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그대음성 빗속으로 사라져가네

때론 눈물도 흐르겠지 그리움으로...

때론 가슴도 저미겠지 외로움으로...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그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지친 그대 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 밖에... 그대를 사랑했지만...."

읽을수록 지금 제곁에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는것이 행복입니다. 

연인들의 추억을 위해서 작은 벤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굳은 사랑의 맹세를 담은 자물쇠들과 작은 의자....

오른쪽 아랫부분의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의 가사를 읽다보면 

그리고 벽화의 노부부의 뒷모습을 보면 눈가에 이슬이 맺힐지도 모릅니다.

쌀쌀해지는 날씨에도 이 벽화를 보고 있으면 벚꽃이 만개한 화사한 봄날의 느낌입니다. 

제가 출발했던 반대쪽의 입구입니다.

기타를 치고 있는 동상과 바로 뒷편으로는 그의 연혁을 적은 푯말이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거꾸로 걸어온 셈이 되었더군요...

여기부터 시작해야 좌측에 보이는 그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출발해야 할 듯 합니다. 

각종 공연 안내가 붙어 있던 게시판과 

지금은 사라져버리다시피한 공중전화...

실제로 통화가 되는 건지 확인은 못해봤습니다...

우체통... 이 또한 사라져가고 있는 중인가요?

정말 거리의 빨간 우체통을 본지가 언제인지? 아니면 보고도 무심결에 지나쳐버린건지?

그런 무심함속에 거리는 인파로 넘칩니다. 

세월을 말하듯이 이젠 커피숍들이 넘쳐나고... 추억을 말하듯이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도 있구요...

중간지점엔 버스킹을 하시는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 공연장이 있습니다. 

그가 생전에 말했던

 "문명이 발달해 갈수록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다치고 있어요. 그 상처는 누군가 반드시 보듬어 안아야 해요.

제 노래가 힘겨운 삶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비상구가 되었으면 해요" 라는 말처럼

오늘도 누군가를 보듬기 위해서 관객이 많든 적든 개의치않고 

자기의 길을 가시는 분들...

대구의 김광석거리를 방문하시면 그런 분들을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1964년에 태어나 1996년에 생을 마감한 김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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