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24절기 중 14번째 절기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처서는 입추와 백로 사이에 드는 절기로,

흔히 처서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을 드러내는 때입니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구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으므로 

논두렁의 풀을 깍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합니다. 

예전의 부인들과 선비들은 여름동안 젖은 옷이나 책을 음지에 말리는 음건이나 햇볕에 말리는 

포쇄를 이무렵에 했다고 전해집니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므로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말이 전해지기도 하며 

이 속담처럼 처서의 서늘함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식 나오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더라도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벼의 이삭이 잘 패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상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무엇이 한번에 성한것을 비유적으로 이를때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벼)패듯'이라는 속담이 생겼답니다. 

또한 처서에 비가오면 독안의 곡식도 준다고 합니다. 

처서에 오는비를 처서비라고 하는데, 처서비에 십리에 천석 감한다. 라고 하거나 

'처서에 비가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고 할 정도로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이랍니다. 

맑은 바람과 왕성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와 모든 곡식이 잘 여문다고 합니다. 

경남 통영에서는 '처서에 비가오면 십리 천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가오면 십리 백석을 감한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전북 부안과 청산에서는 '처서날 비가오면 큰 애기들이 울고간다'라고 했답니다. 

예부터 부안과 청산은 대추농사로 유명한데, 

대추가 맺히기 시작하는 처서를 전후하여 비가 내리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혼사를 앞둔 큰 애기들의 혼수장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처서비는 농사에 유익한 것이 못되었다고 합니다. 

올해 처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ㅎㅎ